[1] 브렉시트: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2020년 1월 31일 밤 11시, 영국은 유럽연합(EU)에서 정식으로 탈퇴하며 오랜 논쟁의 마침표를 찍었다. 2016년 6월 국민투표로 탈퇴가 결정된 이후, 약 3년 7개월간 지속된 불확실성의 시대가 마무리된 순간이었다. 브렉시트 논의는 2010년대 초 유럽 재정위기 심화와 함께 본격화됐다. 다른 회원국의 재정 위기를 지원해야 하는 데 대한 불만, 늘어나는 이민자와 줄어드는 일자리, EU 규제에 대한 피로감 등이 탈퇴 여론을 자극했다. 2013년 당시 총리였던 데이비드 캐머런은 이 같은 여론을 반영해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공언했고, 2016년 찬성 51.9%로 예상을 깨고 통과됐다.
탈퇴 결정 이후에도 많은 진통이 있었다. EU와 완전히 관계를 끊는 '하드 브렉시트'냐, 일부 혜택은 유지하는 '소프트 브렉시트'냐를 놓고 논쟁이 이어졌다. 심지어 탈퇴 결정을 철회하자는 주장도 만만치 않았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2017년 EU에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했고, 2018년 11월 협상 타결에 이르렀지만, 합의안은 의회에서 계속 부결됐다. 결국 브렉시트 시한이 두 차례나 연기됐고, 이후 등장한 보리스 존슨 총리는 강경한 노딜 브렉시트를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조기 총선을 통해 하원을 재편하고 입법을 마무리했다.
EU를 떠난 영국은 과거의 경제적 위상을 되찾기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무역 다변화,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등으로 경제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반면 EU는 첫 번째 탈퇴국을 맞이하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영국은 유럽 내 두 번째 경제 대국이었기에, 그 이탈은 EU의 정치적·경제적 영향력 약화를 의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 쇼핑 축제의 진화: 블랙 프라이데이, 광군제, 그리고 코리아 세일 페스타
이제는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는 매년 11월 마지막 금요일, 추수감사절 다음 날에 열리는 대규모 세일 행사다. 적자를 보던 매장조차 이날만큼은 흑자를 기록한다고 해 '블랙'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전미 소매협회 자료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블랙 프라이데이에 평균 1000달러 이상을 소비하며, 대형 오프라인 매장에는 최대 80~90% 할인 상품을 구매하려는 인파로 가득 찬다. 그다음 월요일은 온라인 쇼핑몰이 중심이 되는 '사이버 먼데이'로 이어진다. 이 두 행사를 기점으로 시작되는 연말 쇼핑 시즌은 미국 유통업체 연간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다.
중국은 이를 벤치마킹해 '광군제'라는 자체 쇼핑 축제를 만들어냈다. 알리바바는 2009년 11월 11일을 '솔로의 날'로 정하고 독신자를 위한 할인 행사를 시작했으며, 이후 규모가 급속도로 커졌다. 2019년 광군제 당일, 알리바바는 단 96초 만에 100억 위안의 매출을 올렸고, 하루 전체 매출은 무려 1조 4800억 위안에 달해 그리스나 뉴질랜드의 국내총생산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한국 역시 2015년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도입해 쇼핑 축제 대열에 합류했지만, 반응은 기대에 못 미쳤다. 이는 유통 구조와 내수시장 여건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미국은 소매업체가 물건을 직접 사들여 가격 책정의 자율성이 높지만, 한국은 대부분 매장을 임대해 운영하는 구조다. 인구 규모가 방대한 중국처럼 규모의 경제를 노리기도 어렵고, 정부 주도로 기업들이 마지못해 참여하는 행사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다.
[3] 모디노믹스: 인도의 시장 개혁 전략
정권이 교체되면 새 경제정책에 특정 정치인의 이름을 붙여 부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트럼프노믹스, 아베노믹스,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J노믹스 등이 있다. 인도 역시 2014년 총리에 취임한 나렌드라 모디의 경제 개혁 정책인 '모디노믹스'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모디노믹스는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환경 개선과 외국 자본 유치, 사회간접자본(SOC) 확대 등을 중심으로 한다.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내세워 인도를 제조업 중심지로 탈바꿈시키려는 전략도 병행되고 있다. 이는 영국의 대처리즘처럼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모델로 평가된다.
모디 정부는 철도, 국방, 보험 등의 외국인 투자 제한을 줄이고, 행정절차를 간소화했으며, 재정 적자와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보조금을 줄였다. 또 지방마다 달랐던 세제를 전국 단일 부가가치세(GST)로 통합해 행정 효율도 끌어올렸다. 이런 정책 덕분에 인도는 모디 집권 1기 동안 연평균 7%대 성장률을 기록, 중국을 앞지르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그는 2019년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고, 개혁 추진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는 13억 인구 중 6억에 이르는 중산층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소비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젊고 영어에 능숙한 인력, 민주주의 전통 등도 강점이지만, 심각한 빈부격차와 낙후된 농촌 인프라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4] 국제 유가를 움직이는 3대 원유
국제 원유 시장에서는 수백 가지의 원유가 거래되지만, 가장 주목받는 것은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북해 브렌트유, 중동 두바이유로 불리는 '3대 원유'다. 이들은 전 세계 원유 가격 책정의 기준이 되는 지표 역할을 하며, 나머지 원유는 이들의 시세에 가감해 가격이 결정된다.
세 원유 모두 생산지 이름에서 유래했다. WTI는 미국 텍사스 지역에서 채굴되고, 브렌트유는 북해에서, 두바이유는 중동 아랍에미리트에서 생산된다. WTI는 미주 지역, 브렌트유는 유럽, 두바이유는 아시아 지역의 가격 기준으로 쓰인다. 품질 면에서는 WTI가 가장 우수하고, 브렌트유, 두바이유 순으로 이어지며, 이에 따라 가격도 차이가 난다.
WTI는 대부분 미국 내에서 소비되지만,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대량으로 거래돼 국제 유가의 대표 지표로 활용된다.
원유 가격은 단순한 수요 · 공급 법칙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특히 WTI와 브렌트유는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면서 금융 자본의 영향력이 크고, 투기적 요인도 가격에 반영된다. 두바이유는 현물로 거래되지만, 중동의 정치적 긴장이나 산유국의 정책에 따라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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