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1, 즉 약 18억 명이 이슬람 신자다. 무슬림들은 전통적인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따르며, 이는 매우 엄격한 규범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 음주, 이혼 등은 사회적으로 좋지 않게 여겨지며, 나태함도 중대한 죄로 간주한다. 식생활에서도 제한이 많다. 돼지고기나 알코올이 포함된 음식은 철저히 금지되고, 육류는 이슬람 방식으로 도축된 것만 섭취할 수 있다. 이슬람권으로 상품을 수출하려면 이러한 종교적 기준을 만족한다는 인증, 즉 '할랄(Halal)' 마크가 필요하다. '할랄'은 아랍어로 ‘허용된 것’을 뜻하며, 식품을 비롯한 의약품, 화장품, 물류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해당 기준을 충족했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는 ‘금지된 것’은 ‘하람(Haram)’이라 부른다.
할랄 인증은 음식 분야에서 특히 중요하다. 식재료는 물론, 조리 기구나 조리 환경까지 철저히 관리돼야 한다. 하람 음식이 닿았던 식기를 사용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도축과 검수는 반드시 무슬림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며, 유통과 포장 과정에서도 하람 제품과 분리되어야 한다. 반면 과일, 채소, 곡류, 해산물 등은 비교적 자유롭게 활용된다. 한국 할랄진흥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세계 할랄 식품 시장 규모는 약 2조 5,000억 달러로, 중국이나 미국 시장보다 훨씬 크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도 내수시장 한계를 돌파하고자 할랄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으며, 신라면, 햇반, 빼빼로 등 다양한 제품이 할랄 인증을 받은 버전으로 재출시되고 있다.
‘핫 머니(Hot Money)’는 국경을 넘나들며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움직이는 투자 자금을 의미한다. 이런 자금은 금리나 환율의 미세한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추구하며, 정치나 경제 상황이 불안해지면 즉각적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경향이 있다. 고수익을 추구하며 위험한 투기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 용어는 1935년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 시절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 각국이 금본위제를 포기하면서 환율의 변동성이 심해진 것이 배경이었다.
핫 머니는 신흥국에 대규모로 유입될 경우 일시적인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도 있지만, 갑작스러운 유출은 외화 부족과 금융 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도 핫 머니의 급격한 이탈로 큰 타격을 받았다. 이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 교수는 단기 외환거래에 0.1% 정도의 세금을 부과하자는 '토빈세(Tobin Tax)'를 제안했다. 이 세금은 무역이나 장기 투자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투기적 자본 이동을 억제하고, 동시에 세수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는 취지다. 그는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을 개발도상국 지원이나 환경 문제 해결에 활용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제도에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전 세계가 동시에 시행하지 않으면, 자본은 세금이 없는 나라로 쉽게 이동해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 국가는 오히려 투자 위축과 시장 왜곡 현상을 겪기도 했다. 예컨대 브라질은 2009년 토빈세를 도입했지만 외국인 자본이 급격히 유출되면서 4년 만에 폐지했다.
이슬람 금융 체계는 이자를 철저히 금지한다.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것은 정당한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타인의 재산에 기생해 얻는 부당이익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슬람권에서는 원유 수출 등으로 막대한 자본이 유입되며 금융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이슬람 교리를 지키면서도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개발됐다. 대표적인 것이 ‘수쿠크(Sukuk)’다.
수쿠크는 이슬람식 채권으로, 전통적인 이자 대신 특정 사업에 투자해 얻는 수익을 배당 형식으로 제공한다. 술, 도박, 돼지고기, 무기 산업 등 이슬람 율법에 저촉되는 사업에는 투자할 수 없고, 부동산 같은 실물 자산을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자산을 특수목적회사(SPC)에 이전하고 임대료를 수익으로 돌려주는 방식은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유사하다.
이 외에도 타카풀(이슬람 보험), 무다라바(신탁금융), 무샤라카(공동투자), 무라바하(소비자금융), 이자라(리스 금융), 이스티스나(생산금융) 등 다양한 형태의 금융 상품이 존재한다. 석유자본 외에도 경제 다각화를 추진하는 이슬람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이슬람 금융의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희토류’는 총 17종으로 구성된 희귀한 금속 원소로, 이름은 생소하지만 거의 모든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자원이다. 스마트폰, 반도체, 전기차에서부터 군사용 무기, 미사일, 레이더까지 다양한 기술 분야에 쓰인다. 전자파 흡수, 고유한 자기 성질 덕분에 자기부상열차, 고성능 모터 등에서도 활용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산업의 비타민’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현재 세계 희토류 공급의 대부분은 중국이 맡고 있으며, 전체 생산량의 95%를 차지한다. 미국이 수입하는 희토류의 80% 이상도 중국에서 조달된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던 시기, 중국은 희토류를 전략적 무기로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과거 일본과의 외교 분쟁 당시에도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한 적이 있다.
사실 희토류는 지구 전역에 걸쳐 분포해 있으며, 한국의 강원도나 충북 지역에도 매장돼 있다. 하지만 원석 내 희토류 함량이 극히 적어, 이를 추출하려면 막대한 비용과 환경 파괴가 따른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선진국은 채산성을 이유로 중국산 희토류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도 자체 채굴이 가능하긴 하지만, 중국 수준의 생산 규모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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